난 지금 데인져

안팎의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다. 남들은 시시하고 나는 더 시시하도다.

찾아간 학원에서는 아직 연일 자기소개중인데
'자신의 매력을 설명하는 일분 삼십초 분량의 스피치' 따위의 과제를 내준다.
덕분에 내 뒤에 뒤에 옆에 앉은 사람이 미친 존재감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, 내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은 시크한 카리스마를 지녔음과 동시에 자세히보면 순박할 뿐더러, 요리 운동 노래 등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인 것도 모자라 카톡에 불까지 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.

웃는다. 비웃는다.
시시하다곤 제낀다.

근데 배낭을 챙겨 메고는 목이 메인다. 내가 더 시시해서.
모든 게 싫다고 말하는 못생긴 내 얼굴 따위는 가을 외투로 가리면 그만이겠긔

근데 옘병할 날씨는 아직도 왜 이리 덥간디?

아무리 생각해도 인생을 쇼핑하듯이 살아온 게 잘못이다.
이 집 옷이 맘에 안 들면 저 집 가 사자는 식으로 살았다.
사실은 주머니가 비었으면서 점원 싸가지 욕하는 격............

이런 회한?까지 겹쳐서 모든 게 나의 내장을 뭉근하게 졸여오는데
다만 이 모든 문제를 쉽게 등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.


빛나는 시간은 오직 두 가지,
섬사람과의 통화와(♥)
친구들과의 음주와 가무와 수면과 해장과 멘붕의 시간
내일은 친구들이 놀러 온다. 엄마랑 메뉴와 예산을 짠다.
초등학교 때 생일파티가 생각나는데,
울엄마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를 사랑해준다는 게 눈물이 난다.
자식새끼들의 면면이 그저그런데도.
그러면서 엄마는 나와 동생을 8:2의 비율로 사랑한다고 말한다.

한 친구는 우리 할아버지의 기호를 물으며, 단 것이라도 사올 의사를 밝혔지만
엄마는 정색하면서 하나라도 가져오면 혼낸다고 전하란다.
아, 친구의 번거로움을 걱정하는 건 아닌 듯 하다.

새삼 나는 도대체 뭘까 생각하면서 밥솥을 벅벅 닦았다.
티 없는 꼬마 철학자 돋긔?ㅋㅋㅋ


우리집은 누굴 초대하기엔 아직 너무 더럽다.
시발초파리새끼들은 그렇게 사리분별이 안 되나?산사람 콧구녕엔 왜 자꾸 들어오고 난리

덧글

  • 밝을고를 2011/08/27 15:37 # 답글

    아이씨 자꾸 가뭄에 콩나듯 쓰니까 뭘 써도 쩌는 것 같은 느낌이잖아 티없는사기꾼아
  • 한얼 2011/08/27 20:28 # 답글

    재밌냐젠장
  • 만지 2011/08/28 22:54 # 삭제 답글

    어머니의 사랑 덕분에 배터지게 잘 먹었음! 융숭한 대접 감사!!
    집에 오고 나니 소주 댓병이랑 피처 두개가 눈에 밟힌듸ㅋㅋ
  • 선욱 2011/08/29 12:20 # 삭제 답글

    글 진짜 쩐다 ㅠㅠ
    내장을 뭉근하게 졸여온다는 표현이 참 좋아
    '헤'체스타일이 짱이야ㅋㅋㅋㅋㅋㅋ
  • 코알라 2011/09/12 22:26 # 답글

    어서 글을 써.

    그리고 '욕을 하지 않으면서.... (이하 생략)' 포스팅에 달린 댓글에 대한 너의 해석을 잘 보았긔.
    가슴으로 공감하며 화를 삭였다.

    너도 삼성중학교에서 부린 나의 진상을 봤어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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